이번엔 우리은하 중심 블랙홀 주변 정렬된 자기장 구조를 포착하다! – KS News
이번엔 우리은하 중심 블랙홀 주변 정렬된 자기장 구조를 포착하다!
– 1,500배 무거운 M87 블랙홀과 유사한 구조로 정렬된 자기장 관측
– 4월부터 한국 전파망원경(KVN)도 블랙홀 관측 수행
■ 한국의 연구진 및 연구기관들이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진이 사건지평선 망원경(Event Horizon Telescope) 관측을 통해 우리은하 중심에 위치한 초거대질량블랙홀의 편광* 영상을 새롭게 공개했다. 공동연구진은 우리은하 블랙홀 가장자리에서 나선형으로 정렬된 자기장 구조를 포착했다.
※ 편광: 특정한 방향으로만 진동하며 나아가는 빛(전자기파)
그림 1. 우리은하 중심에 위치한 초대질량블랙홀 편광 영상
■ 블랙홀은 시공간의 휘어짐으로 중력을 설명한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을 검증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대상이다. 이번 영상은 사상 최초로 우리은하 중심 블랙홀(2022년 5월 보도자료*)을 편광 관측한 결과다. 편광 관측을 통해 주변의 자기장에 의해 빛이 일정한 방향으로 정렬되어 나타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사상 최초로 우리은하 중심에 위치한 블랙홀 포착 링크(2022. 5. 12. 보도자료): https://www.kasi.re.kr/kor/publication/post/newsMaterial/29144
□ 빛은 모든 방향으로 진동하며 이동하는데, 이때 빛이 한 방향으로 진동하는 경우 이를 편광됐다고 한다. 블랙홀 주변 플라즈마에서는 입자들이 강한 자기장에 따라 움직이며 이러한 입자들이 방출하는 빛은 자기장 방향에 수직이다. 따라서 편광된 빛을 관측함으로써 블랙홀 주변의 자기장 구조를 파악할 수 있다. 자기장 구조를 통해 블랙홀 바로 바깥에서 물질의 유입과 방출이 일어나는 원리를 이해할 수 있다.
□ 전 연구대상이었던 M87 블랙홀의 경우 2021년에 자기장 구조를 포착했으며(2021년 3월 보도자료*) 이로부터 블랙홀 주변의 자기장이 제트라고 불리는 강한 물질 분출류를 만들어낼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번에 관측한 우리은하 블랙홀의 자기장 구조도 M87 자기장 구조와 매우 유사하다. 따라서 M87과 같은 제트 분출류가 우리은하 중심 블랙홀에도 있을 수 있음을 암시한다.
※ M87 블랙홀 편광 관측 통해 물질을 빨아들이고 내뱉는 과정 밝히다 링크(2021. 3. 25. 보도자료): https://www.kasi.re.kr/kor/publication/post/newsMaterial/28712
□ 한국천문연구원/연세대학교 박사후연구원 조일제 박사는 “우리은하 중심 블랙홀은 M87 은하 중심 블랙홀과 달리 제트의 존재가 아직 관측으로 발견되지 않았다”며, “제트를 검증하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주파수에서의 동시 관측이 매우 중요하며 이를 위해 한국 연구자들의 주도로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 및 동아시아초장거리간섭계네트워크(EAVN)를 사용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고 말했다.
□ 한국천문연구원 손봉원 책임연구원은 “두 초대형블랙홀이 전혀 다른 형태와 크기를 가진 은하에 속해 있고, 두 블랙홀의 질량과 크기가 약 1,500배 차이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자기장 구조가 다른 블랙홀에서도 동일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는 점에서 더 흥미롭다” 라고 이번 발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연구진은 2024년 4월에 사건지평선 망원경을 활용해 우리은하 중심 블랙홀을 다시 관측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관측부터는 우주항공청과 한국천문연구원이 운영하는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도 본격적으로 참여한다.
□ 정태현 KVN그룹장은 “이전까지는 관측된 데이터 분석과 연구 차원에서 한국 연구자들이 참여했다면 이번부터는 KVN이 직접 관측으로 참여하는 것”이라며 “우주항공청 시대에 앞으로 고주파수 대역 관측 성능이 우수한 KVN이 함께 참여함으로써 더 선명한 블랙홀의 그림자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우리은하 중심 블랙홀의 숨겨진 제트도 발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 본 연구는 천체물리학저널레터(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 2024년 3월호에 게재됐다. (보도자료 끝. 참고사진 있음.)
[참고 1] 그림 및 참고 설명
그림 2. (좌측) 2021년 공개한 M87 은하 중심에 있는 초대질량블랙홀의 편광 영상, (우측) 이번에 공개한 우리은하 중심에 있는 초대질량 블랙홀 편광 영상
– 편광(Polarization)이란 무엇인가?
⋅동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Un-9fbqlIKo
⋅출처: ©EHTC and Fiks Film
[참고 2] 우리은하 블랙홀 연구 관련 주요 내용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블랙홀의 구조는 원형 | 사상 최초로 우리은하 중심에 위치한 블랙홀 포착 |
2022년 2월 공개 | 2022년 5월 공개 |
보도자료 링크: https://www.kasi.re.kr/kor/publication/post/newsMaterial/29045 | 보도자료 링크: https://www.kasi.re.kr/kor/publication/post/newsMaterial/29144 |
[참고 3] 용어 및 관측시설 설명
– EHT 프로젝트
‘블랙홀’이라 하면 검은 구멍을 떠올린다. 블랙홀을 직접 본 사람은 없고 블랙홀을 직접 볼 수도 없다. 블랙홀은 빛조차 흡수해 버려 직접 관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영상이나 논문에서 봤던 블랙홀의 이미지는 모두 이론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상상에 불과하다. ‘이벤트 호라이즌 망원경(EHT)’은 번역하면 ‘사건지평선망원경’으로, ‘사건지평선’이란 블랙홀의 안과 밖을 나누는 넓은 경계지선을 뜻한다. 어떤 물질이 사건지평선을 지나 블랙홀로 빨려 들어갈 때 그 일부는 에너지로 방출되기에 높은 해상도의 관측 장비를 동원한다면 사건지평선의 가장자리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사건지평선 부근은 강한 중력 효과에 의한 현상이 발생한다. 대표적인 것이 블랙홀의 그림자(Black Hole Shadow)이다. 블랙홀 주변의 원반에서 사건지평선 가까이에 다가간 물질은 빛의 속도에 가까운 매우 빠른 속도로 블랙홀 주변을 공전하며 블랙홀로 끌려 들어간다. 이때 발생하는 마찰이 유발한 강력한 빛이 원반을 밝게 빛나게 하는데, 이 원반의 모양은 블랙홀의 중력에 의해 왜곡되고 구부러져 보이게 된다(예: 영화 ‘인터스텔라’의 블랙홀). 또한, 관측자에게는 이 회전하는 원반 중 관측자를 향하여 움직이는 모서리가 관측자에게서 멀어지는 모서리보다 밝게 보이게 된다. 이렇게 블랙홀 주변의 극단적인 환경에서 발생하는 현상에 대한 관측은 일반 상대성 이론과 초대질량 블랙홀의 이해에 대한 강력한 증거가 된다. 해당 관측을 위해선 거대 관측 장비가 필요하다. 이에 지구촌 전파천문학자들은 전파망원경 8개를 하나로 연동해 지구 크기의 거대 망원경처럼 활용했다. 2018년 이후로 EHT 관측망에 추가로 참가하는 망원경이 더해져, 2020년에는 총 11대까지 수가 늘어났다.
– 초대질량 블랙홀(Supermassive black hole)
활동성 은하의 중심에 있는 초대질량블랙홀은 우주에서 발견되는 가장 강력한 천체중 하나이며, 엄청난 크기의 중력으로 인해 많은 양의 물질을 빨아들이고, 그 과정에서 플라즈마 제트를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분출하여 수천 광년 떨어진 곳까지 뿜어낼 수 있다. 대부분의 은하 중심에 초대질량 블랙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 일반상대성이론
1915년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일반상대성이론을 발표했다. 어떤 물체가 존재하면 그 주변 시공간은 그 물체의 질량에 영향을 받아 휘어지게 되는데 질량이 크면 클수록 주변 시공간이 더 많이 휘어져 더 큰 곡률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인 1919년, 영국의 천문학자 에딩턴과 두 탐험대가 개기일식 전날 밤과 개기일식 동안 태양 주변의 빛을 관측했다. 에딩턴은 개기일식 때 태양 주변 빛이 태양의 중력에 의한 영향으로 빛이 1.61초 휘는 것을 관측했고, 약한 중력장 하에서 일반상대성이론을 검증할 수 있었다.
– 초장기선 전파간섭계(VLBI, Very Long Baseline Interferometry)
초미세구조를 관측하기 위해서는 여러 전파망원경을 하나로 연동해야만 한다. 세계 각지의 최첨단 전파망원경으로 하나의 천체를 동시 관측해 분해능(떨어져 있는 두 물체를 구별하는 능력)을 높이는 초장기선 전파간섭계 기술을 활용한다. 수백~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여러 대의 전파망원경으로 동시에 같은 천체를 관측하여 전파망원경 사이의 거리에 해당하는 구경을 가진 거대한 가상의 망원경을 구현하는 방법이다. 간섭계를 구성하기 위해 동원한 전파망원경의 수가 많을수록, 그들 사이의 거리와 방향이 다양할수록 간섭계의 영상 복원능력이 향상된다. 8개 전파망원경이 각자 전파 신호를 포착하고 이 신호들을 한데 모아 ‘가상의 망원경 초점’에서 종합하면 사실상 지구만한 전파망원경의 효과를 낼 수 있다.
–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 Korean VLBI Network)
그림 3. KVN 평창 전파망원경
우주항공청과 한국천문연구원이 운영하는 KVN은 서울 연세대, 울산 울산대, 제주 서귀포(구 탐라대 부지), 평창에 설치된 21m 전파망원경 4기로 구성된 초장기선 간섭계(VLBI: Very Long Baseline Interferometry) 관측망이다. KVN은 우리나라 크기 만한 가상의 큰 망원경을 구현하여 높은 분해능을 얻을 수 있다. 이를 통해 블랙홀이나 활동성 은하핵, 별의 탄생과 사멸 지역과 같은 우주의 초미세 구조를 세밀하게 관측할 수 있다. 최근 서울대 평창 캠퍼스에 KVN 4호기 건설이 완공되었으며, KVN 평창 전파망원경은 기존 KVN 망원경의 관측 주파수 대역을 포함해 최고 270GHz에 이르는 고주파수 우주전파신호를 관측할 수 있는 세계 최초 5채널(22/43/86/150/230GHz) 수신시스템을 갖췄다.
[천문연 보도자료 2023년 12월 20일자 참고: https://www.kasi.re.kr/kor/publication/post/newsMaterial/29883]
– 동아시아우주전파관측망 (EAVN, East Asian VLBI Network)
동아시아우주전파관측망 (EAVN, East Asian VLBI Network)은 한국, 일본, 중국의 총 16개의 망원경을 연결한 최대 기선 5000km 정도의 거대 VLBI 관측망이다. 한국천문연구원은 EAVN을 운영하는 4개국(한국, 중국, 일본, 태국)의 7개 기관(KASI, NAOJ, SHAO, XAO, YNAO, NGII, NARIT) 중 운영에 가장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기관으로, EAVN의 관측제안서 접수, 관측 스케쥴링, 데이터 상관처리, 자료 아카이브관리 등을 담당하고 있고, EAVN의 관측 전반을 관리하는 웹페이지를 운영하고있다 (EAVN 웹페이지, https://radio.kasi.re.kr/eavn/main.php).
원천: 한국천문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