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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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망이 꽉 찼는데 태양광을 더 연결할 수 있을까 [정석희의 기후 에너지 인사이트] 김영우 2026.10.27. [IT동아]지난 10월 1일 호남의 전력망에서 흥미로운 변화가 일어났다. 재생에너지 발전설비의 신규 진입을 제한해 온 계통관리변전소 지정이 해제됐다. 호남은 송전망과 배전망의 병 | KS News

전력망이 꽉 찼는데 태양광을 더 연결할 수 있을까 [정석희의 기후 에너지 인사이트]
            
            
              김영우
              
                2026.10.27.

              
            
            
              [IT동아]지난 10월 1일 호남의 전력망에서 흥미로운 변화가 일어났다. 재생에너지 발전설비의 신규 진입을 제한해 온 계통관리변전소 지정이 해제됐다. 호남은 송전망과 배전망의 병 | KS News

[IT동아]

지난 10월 1일 호남의 전력망에서 흥미로운 변화가 일어났다. 재생에너지 발전설비의 신규 진입을 제한해 온 계통관리변전소 지정이 해제됐다. 호남은 송전망과 배전망의 병목 때문에 그대로라면 신규 재생에너지 사업이 2034년 이후에나 계통에 들어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던 지역이다.

전력망이 꽉 찼는데 태양광을 더 연결할 수 있을까 [정석희의 기후 에너지 인사이트]
            
            
              김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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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동아]지난 10월 1일 호남의 전력망에서 흥미로운 변화가 일어났다. 재생에너지 발전설비의 신규 진입을 제한해 온 계통관리변전소 지정이 해제됐다. 호남은 송전망과 배전망의 병 | KS News
출처=AI로 생성한 이미지

새로운 송전선이 하루아침에 생긴 것은 아니다. 대형 변전소가 갑자기 완공된 것도 아니다. 이번에 확보된 여유는 기존에 접속을 기다리던 사업자에게 먼저 배분되고, 새로운 사업의 접수는 내년 1월부터 시작된다. 모든 지역이 한꺼번에 열리는 것도 아니다. 일부는 에너지저장장치 설치와 변전소 보강에 맞춰 단계적으로 접속이 확대된다.

같은 전력망 혁신대책에는 ‘유연접속’이라는 새로운 방식도 담겼다. 정부는 이 제도만으로 별도의 망을 새로 짓지 않고 호남에서 태양광 약 2.6기가와트를 추가로 수용할 수 있다고 한다. 전선은 그대로인데 2.6기가와트의 추가 접속 여력은 어디에서 생기는 것일까.

몇 시간을 위해 비워 둔 전력망

지금까지 발전소의 계통접속은 주로 정격용량, 즉 발전소가 낼 수 있는 최대출력을 기준으로 판단해 왔다. 발전소들의 최대출력을 합했을 때 선로나 변전소의 접속 한도를 넘으면 새로운 발전소를 받기 어려웠다.

하지만 태양광 발전소가 하루 종일 최대출력을 내는 것은 아니다. 밤에는 발전하지 않고 아침과 저녁에는 출력이 낮다. 구름이 끼면 더 떨어진다. 최대출력이 나타나는 일부 시간을 기준으로 일 년 내내 전력망의 자리를 비워 둔다면 실제로 이용하지 않는 시간이 생긴다.

유연접속은 이 틈을 이용한다. 발전설비의 정격용량 합계가 기존 접속 한도를 넘더라도 접속을 허용하고, 실제 출력이 선로나 변전소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일시적으로 넘어설 때 출력을 제어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배전선로의 태양광 접속량을 14메가와트에서 16메가와트로, 변전소는 50메가와트에서 60메가와트로 늘릴 계획이다. 같은 선로와 변전소라도 최대출력이 겹치는 시간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더 많은 발전설비를 연결할 수 있다.

더 연결하는 대신 감수해야 할 것

유연접속은 전력망이 혼잡할 때 출력을 줄일 수 있다는 조건을 전제로 한다. 이때의 제어는 특정 선로나 변전소의 한도를 지키기 위한 것이다. 전국적인 전력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시행되는 출력제어와 원인은 다르지만 발전사업자 입장에서는 생산할 수 있었던 전기를 팔지 못한다는 점에서는 같다. 망을 보강하는 비용 일부를 줄이는 대신 발전사업자가 출력제어 위험을 감수하는 구조다.

따라서 같은 일사량과 같은 설비를 가진 태양광 발전소라도 어느 전력망에 연결되느냐에 따라 경제성이 달라질 수 있다. 이제 발전사업의 경제성을 일사량과 토지가격, 금리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언제 계통에 연결되는지, 이후 어느 정도의 출력제어를 받을 가능성이 있는지까지 계산해야 한다.

계통위험도 투자위험이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중서부 오라나 재생에너지구역(CWO REZ)은 송전망 혼잡으로 제어되는 발전량의 목표 수준을 연평균 약 4.37%로 두고 접속 가능한 발전설비의 규모를 정한다. 이는 접속 가능한 발전설비 규모를 정할 때 사용하는 계획상의 목표값이다.

한국에 이 숫자를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출력제어를 0에 가깝게 줄이기 위해 전력망을 추가로 증설하는 비용과, 일정 수준의 출력제어를 받아들이면서 기존 망을 더 활용하는 비용을 함께 비교하는 것이다.

정부는 2023년 말 1메가와트 이하 신재생에너지 계통접속 보장제도를 단계적으로 종료하기로 했고, 한전은 2024년부터 관련 규정을 개편했다. 계통여건과 무관한 소규모 발전소의 산발적인 설치가 전력계통 부담과 비효율적인 계통투자, 비용 증가를 가져왔다는 판단이 배경에 있었다.

앞으로는 사업자에게 투자책임을 요구하는 만큼 정부와 한전도 지역별 접속가능용량과 예상 접속시기, 출력제어 위험 등 사업자가 판단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공개해야 한다.

누가 먼저 전력망에 들어갈 것인가

전력망이 남아돌 때는 먼저 신청한 사업자에게 접속권을 주어도 큰 문제가 없다. 그러나 발전소는 많고 전력망은 부족해지면 ‘먼저 줄을 선 사람’에게 계속 자리를 맡겨 두는 것이 합리적인지 다시 물어야 한다.

정부는 실제 사업을 추진하지 않으면서 접속권만 확보한 사업들을 점검해 약 9기가와트의 접속권을 회수했다. 앞으로 장기간 지연되는 해상풍력 사업 등의 접속시기도 실제 이용시점에 맞춰 조정해 호남에서만 2030년까지 10기가와트 이상의 접속권을 추가로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발전사업 초기 단계에 사실상 선착순으로 접속권을 부여하면서 사업이 무산되거나 장기간 지연돼도 망의 자리를 차지하는 일이 발생했다. 정부는 이런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접속권을 ‘한정된 공공자원’으로 보고, 2027년부터 원칙적으로 재생에너지 경쟁입찰에서 선정된 사업에 접속권을 부여할 계획이다.

전력망이 희소해지면 접속권은 먼저 신청했다는 이유만으로 오래 차지할 수 있는 권리가 되기 어렵다. 실제 사업 가능성과 사회적 혜택을 고려해 누구에게 우선 배분할지를 결정해야 할 자원이 된다.

해외에서는 이 희소한 접속권에서 발생하는 가치 일부를 지역사회와 나누기도 한다. 호주 중서부 오라나 재생에너지구역에서는 발전·저장 사업자가 접속권을 얻으면 매년 접속료를 내고, 그 일부를 지역사회의 일자리와 공동체 사업에 사용한다. 전력망을 이용해 얻는 경제적 가치의 일부를 그 망이 들어서는 지역에도 돌려주는 구조다.

지난 10월 1일 호남에서 달라진 것은 전선의 길이나 개수가 아니었다. 기존 전력망의 빈자리를 더 효율적으로 찾아 쓰고, 한정된 접속 여력을 다시 배분하는 방식이 달라졌다. 물론 이것만으로 충분하지는 않다. 재생에너지가 계속 늘어난다면 새로운 송전망도 제때 건설해야 한다. 정부가 2030년 100기가와트 이상의 재생에너지를 수용하려면 전력망 건설과 효율적인 이용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

재생에너지 시대에는 전력망의 용량 자체가 희소한 자원이 된다. 이제 중요한 것은 전력망을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뿐 아니라, 그 한정된 자원을 언제, 누구에게, 어떤 조건으로 나누어 쓸 것인가다

글 / 정석희 전남대학교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

출처=전남대학교
출처=전남대학교

정석희 박사는 전남대학교 교수이자 에페트솔루션(EFET Solutions) 창업자 겸 CEO로, 미생물 전기화학 시스템 기반 그린 하·폐수처리 및 에너지 전환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국가 장학 지원을 받아 해당 분야의 세계적 연구기관인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환경·에너지 분야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4년 연속 스탠퍼드대-엘스비어 ‘세계 상위 2% 과학자’ 리스트에 선정되었으며, 학계와 산업계를 연결하는 기후·에너지 솔루션 개발에 힘쓰고 있다. 현재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광주녹색환경지원센터 센터장을 맡고 있으며, 환경보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6년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정리 / IT동아 김영우 기자 (pengo@itdonga.com)

※본 콘텐츠의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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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천: IT동아 (CC BY-NC-ND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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