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해외 직구 800달러 이하 면세 전면 폐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25년 8월 29일부로 전 세계 저가 해외 직구(드 미니미스, de minimis) 면세 기준을 전면 중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로써 800달러 이하 소액 해외 상업 물품에 적용되던 미국 입국 면세 한도가 전 세계적으로 사라져, 미국 소비자와 해외 이커머스 업계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행정명령은 수년 간 급증하던 저가 직구 물량, 나아가 세금 회피 및 불법 상품 유입 경로로 악용된다는 비판에 대응해 도입됐다. 이번 조치는 중국·홍콩 등 일부 국가에 한정해 올해 초 시행한 직구 한도 폐지의 연장선으로, 전 세계 모든 국가로 확대된 점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미국 내 소비자는 물론 한국 등 주요 수출국 이커머스 업계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드 미니미스 면세 폐지…미국 이커머스 시장의 변화
기존에는 해외에서 일일이 배송된 800달러 이하의 저가 상품들이 미국 세관의 관세·부가세 부과 없이 바로 통관되어, 중소 이커머스 업체나 개인 셀러, 그리고 의류·화장품 등 K-브랜드까지 미국 진출의 진입 장벽이 낮았다.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드 미니미스 적용을 받은 미국 입국 소포는 하루 평균 400만 건, 연간 1,360억 달러에 달해 2015년 대비 88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번 행정명령의 직접적 영향은 다음과 같다.
- 물류 구조 변화: 소량 빈번 발송 전략에서 대량 벌크(대량 운송)·현지 창고 전략으로 업계 구조 개편이 예상된다.
- 소비자 부담 증가: 세금·관세가 부과되면 소비자는 저렴한 해외직구의 이점을 누리기 어려워진다.
- 주요 품목 영향: 패션, 뷰티, K-식품 등 인기 소매품의 미국 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
- 관세 인상: 모든 국가에 일괄 적용돼, 수출 다변화도 유사한 규제를 받게 된다.
한국 이커머스 업계 영향 및 전망
이번 정책 변화로 인해 특히 한국-미국 간 이커머스 수출 구조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현재 한-미 온라인 수출 구조
한국은 K-뷰티, 의류, K-푸드 등 다양한 소비재가 미국에서 큰 인기를 누리며, 온라인 직수출 판매액이 2020년 기준 미국에서 1조 4,855억 원을 기록하는 등 꾸준히 성장해 왔다35. 미국 소비자의 약 47%가 해외직구를 경험할 정도로, 한국 브랜드와 제품은 ‘저렴함·우수한 품질·빠른 배송’이라는 강점으로 현지 시장을 개척해 왔다1.
특히,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활용해 적은 물류비로 미국 소비자에게 상품을 공급할 수 있었던 것 역시 면세 한도 덕분이었다6. 최근에는 K-뷰티(화장품), K-패션(의류·악세서리), 전자제품, 식품 등이 현지 유통망 및 대형 이커머스 플랫폼(아마존, 월마트 등)에 활발히 진출 중이다5.
면세 폐지의 구체적 기대 영향
- 수출 단가 경쟁력 약화
- 종전에는 가격 경쟁력에 힘입어 많은 미국 소비자들이 한국 직구를 선택했지만, 관세 부담이 더해짐에 따라 가격 메리트가 감소할 수 있다.
- K-뷰티, 의류, 식품 등 소액 소포 위주 품목의 현지 판매 가격이 오르고, 판매량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 물류 및 비즈니스 전략 전환
- 시장 진입 장벽 상승 및 대기업 중심화
- 관세·행정 부담 증가로, 자금력·물류망을 갖춘 대기업은 기존 점유율을 유지하거나 확대할 수 있으나, 중소업체는 직구 진입·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 시장 구조가 대형 업체 위주로 재편될 수 있다.
- 제품 및 시장 다변화 필요성
업계 전망 및 대응 방안
한국 이커머스 업계 및 전문가들은 이번 개정에 대해 “단기적으로 미국 수출 성장세 둔화 및 가격 경쟁력 약화는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반면, 현지 생산 확대, FTA 등 무역협정 적극 활용,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현지화 전략 등으로 적극 대응할 경우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붐과 도전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25.
한국 기업들은 워싱턴의 정책 변동성을 예의주시하며, 다음과 같은 전략적 대응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 미국 내 창고·법인 설립 및 현지 파트너십 강화
- 온라인-오프라인 융합 및 옴니채널 배송 체계 구축
- 미국 FTA 등 관세혜택 극대화
- 제품군 고급화·차별화 및 한류 마케팅 강화
- 동남아, 유럽 등 대체시장 다변화
2024년까지 급격히 증가하던 미국향 한국 직구 수출이 당분간 조정될 수밖에 없으며, 해외직판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성장 전략의 필요성이 커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한편, 이커머스 업계 일각에서는 “미국 상품 직구 한도 등 내부 기준의 변화는 없으므로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시각도 있다4. 그러나 종합적으로 볼 때, 물류·수출 구조 개편과 관세 부담 증대라는 흐름은 불가피하다는 데 전문가 의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