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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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블록체인으로 만든 ‘디지털 노마드 비자’

솔라나 기반 첫 블록체인 디지털 노마드 비자…부탄, 금 연동 토큰으로 도전장
세계 최초, 블록체인으로 만든 ‘디지털 노마드 비자’

히말라야 왕국 부탄이 세계 최초로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노마드 비자를 공식 출시했다. 이 비자는 솔라나(Solana) 블록체인 위에서 운용되며, 신청자는 부탄 정부가 발행한 금(골드) 연동 디지털 토큰 ‘TER’를 반드시 보유해야 한다는 점에서 기존 제도와 뚜렷이 다르다.

프로그램은 겔레푸 마음챙김 도시(Gelephu Mindfulness City, GMC) 당국과 노마드클럽(NomadClub), 그리고 부탄 최초의 디지털 은행인 DK은행이 함께 운영한다. 지원자는 연 2,800달러의 환불 불가 프로그램 수수료를 내고, 별도로 1만 달러 상당의 TER 토큰을 예치해야 한다. 이 비자는 12개월 체류를 기본으로 하며, 최대 36개월까지 연장이 가능한 장기 체류 옵션을 제공한다.

금에 연동된 주권 토큰 ‘TER’

TER는 부탄 국왕의 비전 아래 탄생한 주권 디지털 자산으로, 실제 실물 금에 1:1로 연동된 토큰이다. 각 TER 토큰은 0.01그램의 고순도 금에 해당하는 가치를 가지며, DK은행이 실물 금을 보관·관리한다. 이 구조 덕분에 TER는 일반 가상자산보다 가격 변동성이 낮고, 비자 신청 과정에서 담보 성격의 안정적인 가치 저장 수단으로 활용된다.

디지털 노마드 비자를 신청하려면, 지원자는 DK은행 계좌를 개설한 뒤 1만 달러 상당의 TER를 매수해 예치해야 한다. 이 예치금은 프로그램을 종료하고 부탄을 떠날 때 전액 반환되며, 중간에 가격이 급락할 수 있는 일반 암호화폐 대신 금에 연동된 토큰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리스크를 크게 줄인다. 다시 말해, 2,800달러는 ‘입장권’ 성격의 비용이고, 1만 달러 TER는 체류를 위한 보증금에 가깝다.

비자 구조와 신청 절차

부탄 디지털 노마드 비자는 ‘원격 근무 인재 유치’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으로, 절차는 다음과 같이 설계되어 있다.

  1. 지원 자격 확인
    • 원격 근로자, 프리랜서, 스타트업 창업자, 디지털 기업가 등 비대면 업무가 가능한 직군이 대상이다.
    • 특히 지속가능성, 기술 혁신, 문화·창의 산업 등 GMC의 핵심 방향성과 맞는 분야가 우대된다.
  2. 신청서 제출 및 연간 수수료 납부
    • 온라인 시스템을 통해 비자 신청서를 제출하고, 연 2,800달러의 프로그램 수수료를 납부한다.
  3. DK은행 계좌 개설 및 TER 예치
    • DK은행에 계좌를 개설해 1만 달러 상당의 TER 토큰을 매입·예치한다.
    • 해당 예치금은 체류 종료 시 전액 반환되며, 그동안은 블록체인 상에서 투명하게 관리된다.
  4. 비자 승인 및 체류
    • 심사를 통과하면 12개월 체류가 가능한 디지털 노마드 비자가 발급되며, 같은 조건으로 갱신을 신청할 수 있다.
    • 비자 소지자는 겔레푸 마음챙김 도시는 물론 부탄 전역을 자유롭게 이동·거주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최소 소득 기준이나 의무 체류 일수를 두지 않아, 비교적 유연한 라이프스타일을 선호하는 디지털 노마드들에게 매력적인 옵션으로 평가된다. 기존 에스토니아, 포르투갈, 아랍에미리트 등 여러 나라의 디지털 노마드 비자가 소득 증빙과 체류 요건을 앞세워온 것과는 다른 접근이다.

부탄이 그리는 디지털·블록체인 국가 전략

이번 디지털 노마드 비자는 부탄이 몇 년 전부터 추진해 온 ‘블록체인 국가 전략’의 연장선에 놓여 있다. 부탄은 이미 전국 단위의 암호화폐 결제 인프라를 관광 산업에 도입하고, 비트코인 채굴을 자국의 풍부한 수력 발전으로 운영하는 등 독특한 디지털 경제 실험을 진행해 왔다.

솔라나 기반의 TER 토큰과 비자 제도는 부탄의 탄소 네거티브 목표, 그리고 ‘국민총행복(Gross National Happiness, GNH)’ 철학과도 연결된다. 에너지 효율이 높은 블록체인을 선택해 환경 부담을 줄이면서, 실물 자산인 금에 연동된 토큰을 활용해 재정적 안정성과 심리적 안전감을 동시에 추구하는 구조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부탄은 다음과 같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 TER 토큰에 대한 글로벌 수요 확대 및 유통량 증가
  • 솔라나 기반 온체인 활동(거래, 예치, 정산 등)의 활성화
  • 기술·핀테크·크리에이터 등 고숙련 디지털 인재 유치
  • 겔레푸 마음챙김 도시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경제·문화 클러스터 형성

결국 부탄은 단순히 ‘비자 하나 더 만든 나라’가 아니라, 거주·금융·실물 자산을 하나의 블록체인 생태계 안에서 통합하려는 국가 단위의 토크노믹스 실험을 시작한 셈이다.

주권 토큰과 거주의 결합, 글로벌 첫 실험

세계 각국이 디지털 노마드 비자를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지만, 신청자에게 ‘정부 발행 토큰’을 의무적으로 보유·예치하게 한 사례는 부탄이 처음이다. 엘살바도르처럼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한 국가도 있지만, 금에 연동된 자국 토큰과 거주 프로그램을 직접 연결한 구조는 찾아보기 어렵다.

GMC 이사진은 TER를 “실물 자산과 주권 신뢰에 기반한 가치 지향적 디지털 경제로 가는 첫걸음”으로 묘사한다. 이 실험이 실제로 얼마나 많은 디지털 노마드를 끌어들일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거주 정책과 블록체인 기반 주권 토큰을 결합한 첫 국가 사례라는 점만으로도 국제 사회의 관심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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