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왜 AI 붐에서 기회를 놓쳤나: 젠슨 황의 제안을 거절한 날
글로벌 기술 산업에서 인공지능(AI) 패권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가운데, 단 하나의 회의가 그 향방을 바꾼 중요한 순간으로 역사에 남을 수도 있다.
2018년, 장소는 삼성전자 본사, 방문자는 엔비디아 CEO 젠슨 황(Jensen Huang). 그는 당시 세계 최고의 AI 반도체 기술을 위해 중요한 제안을 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그러나, 삼성은 다른 길을 선택했다.
젠슨 황이 건넨 제안, 그리고 삼성의 거절
2018년, 젠슨 황은 AI 칩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생산 협력을 위해 삼성과의 협력을 원했다. 그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제안을 들고 삼성 본사를 직접 찾았다.
- AI용 HBM 공동 개발 및 생산
- TSMC를 대체하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협력
- CUDA 소프트웨어 플랫폼 공동 개발
삼성을 AI 혁신의 핵심 파트너로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하지만 삼성은 황의 제안을 고위 경영진과의 전략적 논의조차 없이 거절한 것으로 전해진다.
황은 이후 “삼성과 장기 전략에 대해 논의할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
판도를 바꾼 삼성의 ‘NO’
삼성의 거절은 단순한 계약 불발로 끝나지 않았다. 그 이후, 엔비디아는 다른 파트너들과 손을 잡으며 AI 하드웨어 황금기를 만들었다.
- SK하이닉스는 곧바로 HBM 공급 핵심 파트너로 자리잡으며 시장을 주도하게 됐다.
- **TSMC(대만 반도체)**는 엔비디아의 첨단 칩 생산을 독점하며 AI 파운드리 시장을 장악했다.
- 반면, 삼성 파운드리는 수율 문제와 기술 부족으로 뒤처지기 시작했고, AI 중심 메모리 시장에서 선두권에서 멀어졌다 .
삼성이 거절한 그 제안은 이후 수십조 원 규모의 AI 반도체 시장을 만들었고, 그 중심에는 SK하이닉스와 TSMC, 그리고 엔비디아가 있다.
당시 삼성은 경영진 리스크와 내부 혼란으로 의사 결정 속도가 느려지는 시기였다. 젠슨 황은 삼성 회장이나 고위 경영진과의 직접적인 전략 대화조차 하지 못했다고 전해진다.
일부 전문가들은 삼성 경영진이 AI 중심 시대가 이렇게 빨리 올 것이라 예측하지 못했다고 평가한다. 그 전략적 안일함이 기회를 놓친 결정적 이유였다 .
현재 삼성은 AI용 HBM 기술 개발과 양산을 위해 뛰고 있지만, SK하이닉스보다 여전히 품질 테스트나 성능 인증에서 뒤쳐진 상태다 .
엔비디아도 최근까지는 삼성 제품에 대해 “더 많은 엔지니어링 작업이 필요하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
그 사이, 초거대 AI 시대는 현실로 다가왔고, 그 핵심에는 엔비디아 칩과 이를 뒷받침하는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 메모리가 있다.
결론: 혁신가의 문을 닫아선 안 된다
2018년의 그 결정은 지금까지도 삼성에게 큰 교훈을 주고 있다. 잠깐의 판단 착오가 수년의 기술 격차로 이어졌다.
AI는 단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전략과 통찰력, 그리고 타이밍의 싸움이라는 것을 삼성이 이제는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 더 많은 AI·반도체 산업 동향은 기술·산업부에서 계속 전해드립니다.